인생에서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해보았다. 평소 런닝머신만 조금 뛰었을 뿐인 사람으로서 처음부터 10KM 마라톤에 도전한 후기를 적어 본다.
마라톤 준비물 추천
보통 참가비가 있는 대회는 마라톤 때 착용할 티셔츠(혹은 민소매)를 제공해준다. 이번 경주벚꽃마라톤에서도 예쁜 연노랑색 반팔을 줘서 그걸 입고 뛰었다. 4월 초라 반팔만 입으면 추울 것 같아서 반팔에 바람막이, 조거팬츠를 입었다. 복장은 개인의 체온에 맞게 입으면 되겠지만, 달리다 보면 높은 확률로 몸에 열이 나니 평소보단 가볍게 입는 것이 좋겠다. 나도 출발하기 전에는 춥다고 덜덜 떨었으나 중간 정도 달렸을 때 너무 땀이 나서 바람막이를 벗어 허리에 두르고 달렸다.
이번 마라톤에서 가장 유용했던 건 바로 허리벨트다. 달릴 때 주머니에 소지품이 있으면 소지품에 따라 옷이 흔들리고 그만큼 신경쓰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허리벨트는 그런 게 없다. 간단히 휴대폰과 립밤, 차키 정도를 넣고 달리기에 딱이다. 허리에 밀착하여 벨트를 하고 달리니 달리는 도중에는 내가 벨트를 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평소에 러닝을 즐겨한다면 허리벨트는 하나쯤 마련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은 기능성 양말이다. 나는 평소 오른쪽 발목 힘줄에 염증이 잘 생겨 오래 걷지 못하는 고질병을 가지고 있다. 마라톤을 하기 전에도 발목 건강이 심히 걱정되었는데, 함께 마라톤에 참가한 일행이 아킬레스건과 발 아치 유지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양말을 선물해주었다. (검색해보니 하나에 2만원이 넘는다..) 물론 마라톤 대회에 가서 테이핑을 받을 수도 있지만 평소 발목 상태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스포츠 러닝 양말을 검색해 구입하시길 바란다.
초보자 10KM 기록
나는 10KM라는 거리를 태어나서 처음 뛰어봤고 1시간 30분 안에 들어오는 것이 목표였다. 왜냐하면 1시간 30분이 지나면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보았기 때문이다. 러닝머신으로 30분에 3KM 겨우 인터벌로 뛰는데 1시간 30분에 10KM를 어떻게 달리지? 경주에 내려가기 전부터 걱정이 정말 많았다. 그렇지만 실내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과 예쁜 경치를 보며 여러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것은 정말 차이가 컸다.
결론적으로 내 기록은 1시간 18분 10초였다. 그저 완주가 목표였던 나로서는 엄청난 기록이다. 체대를 졸업한 지인이 자신이 10KM 마라톤 첫기록이 1시간 6분대였다고 러닝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잘한 기록이라고 나를 치켜세워주어 기분이 좋았다. 일단 야외에서 계속 바뀌는 경치를 보며 달리니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통제된 도로를 배번호를 달고 달리니 내가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신나는 기분에 평소보다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3KM 정도까지 거의 쉬지 않고 6분대 페이스로 달렸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다 싶다. 중간에는 너무 힘들어서 계속 걷다 뛰다 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리길 잘한 것 같다. 야외 러닝경험 전무한 나도 이정도 기록을 냈으니 평소 취미나 운동으로 러닝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나보다 훨씬 잘 달리실 거라 생각한다. 용기를 내세요!!
경주벚꽃마라톤 주차 정보
7시부터 모여 기념 촬영도 하고 준비 운동도 하는 등 행사가 시작된다. 우리 일행은 6시가 조금 넘어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이동했다. 경주벚꽃마라톤의 집결지는 보덕동 행정복지센터 옆 헬기장이었다. 주차가 걱정되어 무조건 일찍 도착해 미리 주차를 하고, 차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주차는 엑스포 주차장에 했다. 꽤 넓은 주차장이었으나 6시 30분쯤이 되니 거의 만차였고, 대회가 끝나고 나갈 때 보니 이중주차는 기본에 차가 설 수 있는 모든 공간에는 차가 꽉 차있었다. 자차를 이용해 방문하는 경우 무조건 일찍 도착해서 주차장 출구에 최대한 가까이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안쪽에 주차했을 경우 차를 빼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마라톤이 진행되는 동안은 주변 도로를 통제하여 차량 이동이 쉽지 않다. 마라톤 완주를 했다면 바로 주차장으로 가서 힘들게 도로에 갇혀 계시지 말고, 대회 주최 측에서 준비해준 다양한 간식도 먹고 기록 측정기 앞에서 사진도 찍으며 대회의 여운을 즐기다 여유롭게 돌아가는 것을 추천해 본다.
아무튼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어찌보면 미련하지만, 정말로 짜릿하고 멋진 일이다. 다음은 5월 말에 영종도를 달릴 예정이다. 그때까진 조금이라도 연습을 해보자. 수많은 러너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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