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제법 분명하다. 각자의 삶에는 그 삶마다의 기쁨이 있고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사랑했던 남자와의 결혼에 실패했지만 철학을 공부하며 철학에 푹 빠질 수 있었던 삶, 수영선수로서 명예를 얻고 아버지의 자랑이 되었지만 어머니를 잃고 사랑하는 음악을 할 수 없었던 삶. 어떤 조건에서 어떤 삶을 살아도 모든 것이 완벽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가 선택한 삶에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좇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
나는 지금까지 좋은 선택은 좋은 결과를 포함한다고 생각했는데, 선택과 결과는 별개의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좋은 선택에는 좋은 선택만 있지 좋은 결과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미지 투성이인 결과를 좋은 쪽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인 것 같다.
자정의 도서관에서 노라는 엘름 부인에게 묻는다.
"완전히 다른 삶이 있기는 한가요? 아니면 그냥 배경만 바뀌는 건가요?"
직업, 경력, 연봉 등 나를 둘러싼 조건이나 환경이 바뀌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바꾸는 것이다. 나를 바꾸지 않으면 현재와 다른 삶을 살 수 없다.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은 조건을 갖추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개와 함께하는 삶이 자신의 행복이라는 걸 알았던 딜런처럼 말이다.
여러 인생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아마 쉬운 길은 없을 거예요. 그냥 여러 길이 있을 뿐이죠."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쉬운 인생은 없고 그저 여러 인생이 있을 뿐이다. 온전히 순수한 행복으로만 가득찬 삶을 살 수는 없다. 우리는 그걸 인정하고 자신의 불행과 슬픔, 부족함을 받아들여야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먼저 불행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내 삶에 실패와 고난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생각에 우리는 억울해하고 분노한다. 하지만 '왜 나에게 이런 일이?'를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위로가 된다. 그 종류와 수준이 다를 뿐이다. 그러니 더 단단해지고 더 평온해지기 위해 슬픔을 마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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